창.번.란의 <유년기의 종말..그 이후> 09/16 02:14 73 line 창작과 번역란의 <지구유년기의 종말..그 이후>를 읽고. 창작과 번역란의 김동원님의 <지구유년기의 종말>의 '속편'에 해 당하는 제목을 보고 나는 갑자기 긴장을 하게 되었다. 아더 C.클라크의 이 작품을 패로디한 것은 대단한 모험이 아닌 가? (패로디가 원작의 흐름에 내용과 수준에 있어서 맥을 이을수 있 어야한다고 가정을 한다면) 나는 새삼 까다로운 체 하면서 생각에 잠겼다. '이러한 시도의 어려움은?' ..그것은 두가지의 어려움에 기인할 것이다. 첫째는 문체의 어려움이다. 많은 경우, 패로디한 글을 읽을때 당 장어색한 느낌이나 생경한 느낌이 드는데, 이 것은 아마도 원작 의 문체가(단순히 어투라기보다는 내용이나 줄거리의 표현방법이 라는 의미에서) 자연스레 깔아주던 분위기나 호흡을 되살려주지 못하는데 그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몇몇 잘알려진 작가의 소설을 되새겨 보면, 대개는 그 작품을 감싸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시모프는 묘사보다는 대화나 문답식의 표현으로 흔히 추리적인 구성의 줄거리를 엮어 가고, 하인라인의 글들은 어딘지 모르게 따뜻함이 배여 있어서 작품의 분위기를 알게 모르게 받쳐준다. 클라크란 작가의 글은 어딘지 모르게 고요한 분위기를 준다. 이 것은 작가 특유의 하드sf적인 세부묘사에 무척 잘 어울리는 것이 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묘하게도 이런 잔잔한 글들이 읽어나가 다 보면 읽는 이로 하여금 뭔가 미지의 영역을 건드리는 듯한 신비감을 들게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점이 클라크가 흔히 이끌어내는 다소 비약적인 결말이 독자에게 황당한 느낌보다는 오히려 감동을 가져다 주는 이유이 고 글쓰는 입장에서는 의외로 따라가기 어려운 점일것이다. 또 한가지는 내용상의 어려움인데, 클라크의 소설은 sf적인 영 역, 즉, 과학적인 영역에서 시작하여서 대개는 초월적인 것이나 존재, 혹은 문제에서 끝이 나곤 한다. <지구 유년기의 종말>도 그러한 예인데, 이럴 경우 원작의 구체적인 묘사와 줄거리전개에 발맞추어서 '그 이후'를 묘사하기는 여간한 착상이 아니면 힘이 들것이다. ..이 쯤에서 생각을 멈추고 모니터의 글속으로 들어갔다. 당연한 어려움을 예상하고 <지구 유년기의 종말..그 이후>를 읽 어나갔는 지라 다소 긴장한 상태였는데, 의외로 '술술' 읽혀 나 갔다. 그리고, 원작을 기억에 되살리면서 읽으면서도 '갑작스런 문체의 저하'를 별로 느낄수 없었다. 다행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을 읽으면서 '진화'해가는 아이들이 무언가 냉정한 것 같았 고, 마지막 남은 쟝이(구세대 인류의 홀로 남은 대표로서) 너무 도 무기력한 것이 아쉽기도 했는데, '속편'의 주인공은 쟝이어서 반갑기도 했다. 오버마인드속에서 새롭게 태동하고 있는 쟝의 묘 사에 '의식'이나 '에너지의 패턴'과 같은 표현이 등장하는 것이 나 다시 한번 등장하는 오버로드와의 재회도 그럼직했고.(자고로 '속편'은 이래야 한다.) 괜시리 가졌던 긴장감이 흐믓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아. 결말이란. '빛이 있으라.' 이는 이미 너무 자주 등장한 결말 이었다. 물론 쟝을 새로운 오버마인드로 까지 키운 다음에야 글 쓴이가 시킬 수 있는 것은 내가 생각해봐도 거의 남아 있지 않지 만, 그래도 아쉬웠다. 차라리 철저히 클라크의 수법을 빌려서 다 시 한번 미지의 영역으로 소설의 결말을 띄웠으면 좋지 않았을 까? 김 동원님이 '단편소설의 의외의 결말'에 너무 많이 집착하고 있 지 않은가 싶다. 더구나, 한가지 빠진 것이 있었다. 빅뱅이 일 어나기 전에는 우주의 물질들이 우주의 중심으로 모여들고 별들 이 쇄락한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세계에서 다시 '빛이 있으라' 라고 말을 할려면 이 부분이 단편일지언정 들어가야만 했다.(<타 우 제로>에 비슷한 대목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러나, 읽고나서 다른 작품의 '속편'은 또 어떨까 하는 궁금중 을 어느새 일어 나는 것을 보면, 김동원님의 '속편'은 거뜬히 성 공작으로 생각해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