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가는 문>..초여름의 행복 06/12 01:07 40 line ..'따스한 글'을 읽어본지가 얼마나 되었을까? 그것도 sf소설에서. sf소설은 어느정도 생경함,낯설음,호기심 또는 놀라움 심지어 공포심.. 이런 것들을 독자로 하여금 느끼게 하는것이라는 통념을 나는 로버트 A.하인라인의 여름으로 가는 문(The door into summer) 을 읽고 버리기로 했다. 지난번 하인라인의 다른 소설 달은 잔인한 밤의 여왕 을 읽고서도 막연하게 느꼈지만 눈치채지 못했던 것. 그것은 문체의 따뜻함이었다. 하인라인은 따뜻한 글로 sf를 쓸수 있었던 것이다. ..여름으로 가는문 이라는 제목. 내가 좋아하는 계절은 기실 가을이었다. 그리고 겨울 내내 웅크리고 지내기를 좋아하다가 따스한 봄. 그리고, 그 끝에 작열하듯 햇빛이 내리쬐는 여름에게 마저 반한 나머지 좋아하는 계절이 4개나 되어버린 것은 최근이었다. 사실 추운 겨울에 떠올려보는 여름의 풍경은 거의 동경의 대상이 될만한 것이다. 작가가 유머러스하고도 인상깊게 묘사한 친근한 동반자 고양이 피트의 겨우살이. 특히 '여름'을 찾기위해 11개나 되는 문을 주인을 앞세우고 고집스레, 확신을 갖고 순례하는 모습은 근래에 보기드문 명장면이었다. 함축된 의미의 깊이가,그리고 상징성이 너무도 탁월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 데이비스의 어처구니 없는 그러나 절망적인 실연과 배반당함 그리고 냉동수면,타임머신.., 이런 줄거리는 마치 멋진 제목의 잘어울리는 부연설명정도로 느껴진다. 사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얘기쯤이야 많지 않은가? 중요한건 그런 얘기를 감싸는 어떤 이미지와 함축된 의미라고 생각된다. 그런면에서 이 작품은 제목만으로 '읽을만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 책에서 특이하게 돋보이는 몇가지는 레오나르드 다빈치에 대한 재해석(?)과 주인공의 다소 꺼벙해보이는 독백체의 묘사 ,그리고 끝부분의 존 새튼부부를 등장시켜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감동적으로 회복시키는 점과 유모러스하고도 행복한 마지막 몇페이지의 끝맺음글. 소녀 리키에 대한 때늦은 그래서 타임머신 까지 등장시키는 동화스런 애정. 뭐 이런 것들이 모두 초여름에 나를 행복하게 웃음짓게 만들었다. 비난의 여지가 있는 몇군데를 애써 지적할 필요가 있을까? 좋은 작품..로버트 A.하인라인의 여름으로 가는 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