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착상 '독생자' 창작과 번역란에서 훌륭한 단편을 읽었습니다. 바로 김동원님의 <독생자>인데, <세계 sf걸작선>에 실린 짧은 단편과 비교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글인만큼 문체보다는 착상이 더욱 중요할텐데, <독생자>는 참신한 착상에다가 만만치않은 함축및 복선이 짧은 단편에 압축되어 있어보입니다. ..우선 인간의 합리적인 눈에 당연히 고장난 불량품 로봇인 신의 독생자를 자처하는 레프리컨트는 읽는 독자로 하여금 묘한 느낌을 불러 일으킵니다. 즉 [인간의 창조물인 컴퓨터나 로봇이 어느정도의 의식을 가질수 있을까?] 혹은 [신의 섭리가 오늘날 우리가 정의하는데로의 '인간'에게만 실현되는가?] 또는 [옛날의 구세주를 본 바리새인들의 소박한 반응을 현대어법으로 풍자 해본다면?]등의 고전적인 질문이나 생각에, 아주 짧은 단편이 살짝 연결되어 있지 않겠습니까? .. 그리고, 난데 없이 구세주 로봇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레프리컨트 교육프로그램에 성경을 집어넣은 후"에 그런일이 1년에 몇대씩 나온다는 설명은 나름대로 최소한의 과학적 근거를 부여하면서, 동시에 뭔가 그 로봇이 단순한 고장은 아닐 듯한 분위기를 조장하는 멋진 표현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개인적인 감상이었지만, 원작보다 긴 비평이 가능할만큼 '훌륭히 짧은' 단편이 창작과 번역란에 올라 있어서 기쁜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