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의 노래 이기훈 찬 비가 행성의 한 구석을 몇 달간이나 뒤덮고 있었다. 거의 반파된 트랜터의 기후 보호 천장은 이미 수십개의 구멍을 드러내서 조그만 거리에도 옅은 안개까지 동반한 비를 뿌리고 있었고, 사방에 쌓인 폐 허더미속에 삐져나온 무쇠 드럼통들의 표면에는 버얼건 녹이 생겼다 가는 다시 한 꺼풀 벗겨지고 새로이 이끼처럼 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런 폐허 한 쪽 저편의 민가가 모여있는 "얕은 무덤의 거리"에서는 큰 소동이 일고 있었다. 폭도들 수백명이 모여서 마구 거리의 민가를 부 수고 있었고, 놀란 사람들은 황급히 빗속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언제부 터인가, 트랜터의 남단 "얕은 무덤의 거리"에는 해리셀던과 파운데이 션을 인류의 유일한 희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신비한 사내 '가브리엘 '의 영향력 아래 모여들었고, 종교적인 자치구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 런데, 은하제국이 멸망한 암흑의 시기에 도처에 출몰하던 문제의 폭도 들이 그 거리에 쳐들어온 것이었다. 폭도들은 집을 마구 부수고 전기 톱과 망치등으로 인명을 살상하고 있었다. 그들은 부녀자와 아이들도 서슴지 않고 해치고 있었다. "으악, 악.." 폭도들이 마구 부녀자를 구타하는 그 가운데 갑자기 한 사내가 폭도 들을 막아섰다. "형제들이여, 멈추어라." 가브리엘이었다. 그는 놀라운 위엄과 차분한 목소리로 폭도들을 압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폭도들은 일순 멈칫하였으나, 이성을 잃은듯 우 르르 몰려들어 흉기를 휘두르려 했다. "죄 있는 자들은 모두 나를 치라. 나로 인해 그대들은 영혼의 용서를 받을지니.." 폭도들은 낄낄거리며 달려들었다. 그리고, 무지막지하게 가브리엘이라 는 사내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가브리 엘은 거의 손하나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몸 주위에 은은한 광채가 일 어나는가 싶더니, 폭도들은 바닥에 나뒹굴고, 이내 무릎을 꿇고, 의식 을 잃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는 커다란 쇠뭉둥이로 가브리엘을 후리치 기도 했으나 잠시 비틀거렸을뿐 가브리엘을 친 자는 어김없이 바닥에 나뒹굴었다가 무릎을 꿇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적이 일어나자 폭도들 은 두려움에 떨면서 물러났고, 가브리엘의 주위에는 수많은 신도들이 몰려들어 바닥에 엎드려 경배를 하기 시작했다. "오, 구세주시여. 우리를 구하셨나이다." "해리셀던의 현신이시여, 오, 신의 독생자시여.." 주위는 다시금 안정을 되찾았고, 신의 대리인으로 현신한 가브리엘의 기적에 한 없는 찬미를 보내고 있었다. 이 때, 이러한 모든 광경을 쳐 다보는 한 청년이 있었는데, 그의 눈은 기묘한 혼란과 당황함으로 가 득차 있었다. '도대체 저자는 누구인가? 단순한 미치광이인가 아니면 또다른 교활한 폭도의 한 무리인가?' * * * 며칠 후, 파운데이션 추종교의최대 모임이 옛 트랜터의 폐허중 지하 의 도서관 자리에서 열렸다. 그 곳은 제 2파운데이션이 숨어있는 바로 위여서 만약에 폭도들이 들 이닥친다면 지하의 제 2파운데이션도 안전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따라서,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모임 주위를 감돌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지하라서 비는 피할 수 있었지만 몹시 추운 날씨였지만, 모 인 평범한 아낙네와 노인들의 눈은 뜨거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브리 엘의 설교는 꿈꾸는 듯 모두를 사로잡았다. "여러분, 우리는 저 아득한 옛날, 해리 셀던의 가호와 함께 하고 있습 니다. 우리는 모두 우리의 마음의 폭력을 뿌리를 찾아 해체시켜야 하 며, 의식의 깊은 곳의 매듭을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 폭도들을 모 두 용서해야 합니다." 기계더미와 곧곧에 철근을 드러내는 콘크리트 사이에 웅크려 앉은 사 람들은 점차 감동의 물결을 일으켜 미묘한 정신적 수동상태를 이루고 있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그들은 믿고 따를 것이다. 이 때, 이 꿈결같은 종교적인 분위기를 깨고 한 청년이 일어서 서 소리를 쳤다. "아니오,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투쟁을 해야합니다. 저 폭도들이 우리 들의 삶과 평온을 해치는 것을 나약한 종교에 빠져서 감내한 다는 것 은 틀린 일이오." 문득, 장내는 긴장이 서렸다. 실은 일어선 청년은 제 2파운데이션의 제 1 발언자 유르다크였다. 유르다크는 파운데이션을 대신해서 이 파운데 이션 추종교를 폭도들과 대항하도록 하고자 신도로 잠입한 중이었다. 그리고, 이 꿈결같은 종교적인 수동성을 깨뜨리기 위 해 혼신의 정신에너지를 사용해서 사람들을 각성시킴과 동시에 공격 적인 발언을 한 것이었다. 기실, 벌써 수개월째 신비의 인물 가브리엘 을 따라다니며 감시하고 있던 차였다. 제 2 파운데이션의 다른 발언자 들은 모두 벌 떼처럼 트랜터를 휩쓸고 다니는 폭도들에 주의를 기울 였지만, 유독 유르다크만이 이 가브리엘이란 인물을 더욱 위험시 했던 것이다. 사실 유르다크의 직감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과학을 발판으 로 하여야 할 인류의 문명을 종교로 호도하는 것도 그러하거니와, 하 필이면 제 2 파운데이션이 숨어있는 트랜터의 도서관위로 온 신도들 을 몰고와서 폭도들을 자극하면서 비폭력을 외친다는 자체가 뭔가 음 모의 흔적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좀전에 장내를 가득 메우던 그 정신 적인 최면의 기운은 뭔가 사악한 냄새가 났다. 그런데, 혼신의 에너지를 실어서 일침을 가한 제 1발언자 유르다크의 일성에도 불구하고 가브리엘이 차분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을 이었 다. "형제여, 그들을 미워해선 안됩니다. 폭도와 우리는 처음부터 분리된 것이 아니었고, 그들 역시 해리셀던의 가호를 받은 인류이자 한 동포 인 것이오. 또한 폭력은 폭력을 부를 뿐입니다. "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제 2파운데이션의 제 1발언자가 혼신을 다해서 깨뜨린 그 꿈결같은 분위기가 가브리엘의 차분한 몇 마디에 다시 되살아나고 있었다. 일종의 종교적인 최면이라고만 유르 다크는 짐작했을뿐 이 신비한 인물의 정신에너지가 이토록 가공할 줄 은 몰랐다. 게다가, 유르다크조차도 어느새 그의 말을 공감하고 있지 않은가. 유르다크는 어정쩡하게 자리에 앉았다. 다시 집회는 계속되었 고, 몇 건의 과학과 눈속임이 기적으로 둔갑하여 일어나고 있었다. 유 르다크는 긴장하고 있었다. 이들은 비폭력적이다. 따라서 폭도들을 막 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않고 있다. 게다가 하필이면 제 2파운데이션의 바로 위에 와서 매일밤 집회를 여는 상황이니, 언제라도 폭도들이 재 래식 폭발물로 이 곳을 습격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쩌면 저 수상한 가브리엘이란 인물 자체가 폭도들의 첩자일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자 신이 이토록 무력하다니. 유르다크는 급히 아래의 발언자들에게 정신 감응으로 연락을 해서 온 정신에너지를 모았다. 바야흐로 저 '가브리 엘'이란 작자를 세뇌해서라도 이 들을 이 곳에서 떠나게 하거나, 아니 면 폭도들과 싸우도록 만들 작정이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이 '가브리엘'이란 자의 정신은 마치 텅비어 있는 듯도 하고, 어쩌면 광채로 충만한 듯하여 도저히 제 2파운데이션의 정신력 전체를 동원 해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저 가공할만한 위협이 었던 뮬의 정신을 사로잡는데 사용했던 정신력의 몇 배가 기울여지는 상황에서 가브리엘은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설교를 하고 있었다. "형제들이여. 아득한 옛날, 태고적에 해리 샐던의 가호가 인류에 내리 기 그 전에 태초의 동산에는 주께서는 베일리라는 천사를 보내어인 류의 고향 지구를 구하셨습니다. 그 이후에도 오늘날 같은 이 암흑의 시기를 염려하시어 샐던을 보내시고, 오늘 이 독생자를 여러분께 보 내셨습니다. 신께서 말씀하시길, 인류는 서로 아끼며 사랑하며 싸우지 말라 하셨습니다. 싸움은 싸움을 낳고.." 마침내 유르다크와 발언자들은 탈진했고, 거의 공포에 가까운 전율을 느꼈다. 이 들은 이제껏 자신들의 능력이 이토록 무기력하게 드러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진실로, 이 가브리엘이란 작자는 도저히 통제불가 능한 능력을 가진 괴물이거나, 어쩌면 성자이거나 둘중의 하나였다. 이 일을 어찌할 것인가. 유르다크는 어느새 비장의 결심을 하고 있었 다. 그러는 가운데, 집회는 끝나고 모두들 헤어질때, 어느새 가브리엘 이 유르다크의 뒤에 와있었다. 그리고, 특유의 다소 피곤한 그러나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유르다크에 게 말했다. "형제여, 가시오. 가서 뜻한대로 하시오. 이 우주는 결국 우연과 필연 으로 흘러가는 거라오." 이 알 수 없는 말에, 유르다크는 커다란 충격을 받고 마치 죽음을 본 듯이 부르르 떨고만 있었다. * * * "유르다크, 그렇다면 폭도들이 어느 정도까지 우리 제 2파운데이션의 위치를 추적했단 말이요?" 방안에는 파운데이션의 모든 고급 능력자와 원로들이 모여있었고, 지 금 제 1 발언자 유르다크의 보고를 받고 중요 결단을 내리려하고 있 었다. "그건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이 트랜터의 옛 왕궁터 어딘가의 폐허속에 숨어있을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사방을 누비고 있습니다. 가 장 큰 문제는 그들의 정신은 이미 크게 황폐화되어 있으며 예전의 위 기들 처럼 특정인 한사람의 조직하에 움직이는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폭동의성격을 띠고 있는지라 몇 몇의 정신 조작으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제 1 발언자 유르다크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 깊은 시름에 빠져 있었다. '큰 일이다. 끝없이 계속되는 암흑의 세월 그 자체만도 벅찬 일이건만 어찌,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가.' 방 안은 쥐죽은 듯 이 고요했지만, 실은 많은 정신들의 우울함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 긴급 소집된 회의에는 내노라하는 파운데이션의 모든 주요발언자들과 수학자들이 모두 모여있었지만,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찾지 못 하고 있었다. "게다가..라니오? 제 1 발언자, 할 말을 마저 해보시오." "신비의 인물인 가브리엘이 이 위기상황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는 파운데이션을 종교화한 사이비 광신도들의 교주 로 보이는데, 폭도들 못지 않은 엄청난 세력을 형성하면서 거의 매일 우리 파운데이션 위에서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 이 때, 방 한구석에서 수석 수학자가 일어나서 발언을 했다. "셀던 위기는 여러번 닥쳤지만, 그 때마다 모든 위기에는 가장 위험한 순간에 해결책이 있었습니다. 이번의경우도 동시에 나타난 두 세력 자체에 해답이 있을 겁니다." 방안에 순간 정신적인 웅성거림이 생겨났다. 그리고, 수학자의 냉철한 분석을 듣는 유르다크의 표정은 갈수록 일그러져가고 있었다. '그는 정말 성자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리셀던의 가호를 받는 신의 독생자라니.. 결국, ..그 방법 밖에 없는 가.. 그를 진정 폭도들에게 넘 겨야 한단 말인가.' * * * 콰쾅... 억수로 퍼붓는 빗속의 폐허 위로 큰 십자 쇠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폭 도가 된 트랜터의 시민들이 옛 궁전앞 광장의 '폐허의 거리"에 모여서 미친듯이 외치고 있었고, 기후통제를 상실한 트랜터의 하늘은 거침없 이 폭우와 번개를 아래로 내리꽃고 있었다. "죽여라, 죽여.." "사악한 파운데이션의 괴수에게 종말을!" "제국의 파괴자에게 비수를!" 사방에서 원시적인 기관총 세례가 큰 쇠기둥에 묶인 한 사내에게 집 중되었고, 드물게 광선총까지 쏘는 이도 있었다. 쇠기둥에 묶인 채 이 미 가슴에 꿰뚫린채 죽어가는 사내는 번개가 내리치는 광적인 폭도들 의 축제속에서 마지막으로 안타까운 무언가를 외치다가 이내축 늘어 졌다. 그리고, 폭도들 한 구석에서 회한의 눈물을 짓고 있는 제 1 발언 자 유르다크는 그 사내가 안타깝게 최후의 순간에 내뱉은 신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주여 어찌하여 인류를 버리시나이까.." 유르다크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그리고, 마지막 임종의 순간에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는 가브리엘의 눈빛을 보면서 순간 실신해서 바닥에 쓰러졌다. 사시사철 내리는 트랜터의 폭우는 그날따 라 유난히, 유난히도 거세고 힘들었다. * * * 며칠후, 트랜터의 도서관 지하의 작은 방에는 제 2파운데이션의 모든 발언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침울하고, 가라앉아 있었다. 한참동 안의 그런 침묵이 지나서야 테이블 구석의 제 7발언자 바실로프가 애 써서 입을 열었다. " 유르다크 그리 침울해 할 것 없습니다. 파운데이션을 지키기위해서 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 제 1발언자 유르다크가 한참동안의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 "그렇긴 하오. 결국, 폭도들은 이제 파운데이션의 괴수를 없앴다고 생 각하고 모두 해산했소. 이제 우리는 안전하게 되었고, 다시 한번 샐던 위기를 극복한 것이오." 그 때였다. 누구도 침입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발언자들의 정신방어벽 과 물리적 장벽, 이 모두를 뚫고, 한 사내가 조용히 걸어들어왔다. 그 사내는, 놀랍게도, 놀랍게도, 가브리엘이었다. 일순, 모두 심장이 멎은 듯 했다. 이 어찌된 일인가? 분명히 못박혀 죽은 가브리엘이 부활하다니.. "샐던 위기는 끝나지 않았오. 제 1발언자." 가브리엘이 고통과 피로에 가득찬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제 1 발언자는 절망감을 느꼈다. 결국 파운데이션의 최대의위기는 폭 도들이 아니라 이 괴물같은 가브리엘이었던 것을. 아, 이 엄청난 능력을 지닌자가 복수의 칼을 들 이대고 제 2 파운데이션의 심장부까지 쳐들어오다니. 제 1발언자는 이 공포의 대상에게 완전히 압도되어 있었다. 이 때 가브리엘이 몸을 심 하게 비틀거리며 입을 열었다. "제 1발언자, 제 2파운데이션은 셀던 공식의 세가지 독립변수중의 하 나였을 뿐이오. 하나는 제 1파운데이션, 또 하나는 당신들, 그리고.." 가브리엘은 미쳐 이말을 끝맺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런데, 비 에 젖고 상처입은 그의 몸사이로, 전선이 얽혀있었고, 숨겨져 있던 가 면이 벗겨졌다. 도대체, 이 모든 일이 어찌된 일인가. 이 때, 수석 수학자가 놀라서 소리쳤다. "다닐...., 그는, 그는.. R. 다닐, 올리버. 또 하나의 독립변수. 오..맙소사, 그는 로봇 다닐이었던 거요. 세상에, 그 것을 몰랐다니.." 방안의 모든 발언자들은 망연자실했다. 그들은 수만년을 인류를 위해 존재해온 셀던 공식의 독립변수 다닐을 폭도들에게 넘겼던 것이다. 방 안은 조용했고 쏟아지는 폭우소리만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제 2파운 데이션의 모든발언자들의 정신은 당황과 절망으로 요동치고 있었다. 그들은 파운데이션이 존재한 이후의 최악의 실수를 저지른 것이었으 니.. * * * 다닐은 어두운 폐허속에서 간신히 깨어났고 주위에는 희미한 모닥불 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제 2파운데이션은 비밀리에 실날같이 전해내려 오는 과학설비가 있는 곳으로 다닐을 옮겼고, 그를 수리하려고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그러나 암흑시기의 과학에는 결국 한계가 있었고, 그의 수명은 얼마남지 않았다. 그의 곁에는 모든 파운데이션의 발언자들이 마치 임종을 맞이하려는 것 처럼 둥글게 모여있었다. "다닐 어찌된거요? 당신은 가이아와 함께.." "외계인과의 오랜 전쟁에서 가이아를 희생하고 나 역시 거의 소멸될 뻔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죽었다고 해야겠군요. 그래서 결국 예전의 로 봇 다닐로 돌아간 것이죠. 만약을 대비해서 그 돌연변이인 아이와 합 쳐지기 전에 모든 기억과 신체를 보존해두었던 탓에.. 하지만 이제 이 낡은 양전자 두뇌로는 얼마 못 버틸 겁니다. 게다가 낡은 내 몸도 며 칠전 폭도들에게.." 로봇답게 담담히 얘기하는 다닐의 표정없는 얼굴도 어른 거리는 모닥 불에 비친 탓인지 무척이나 어두워보였다. 그래도 다닐은 나즈막히 그 동안의 일을 마치 독백하듯이 얘기하고 있었고, 제 1 발언자 유르다크 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슬퍼하지 마시오. 유르다크. 그리고, 여러분. 실은 이 모든 것 역시 샐던의 안배대로인 것이오." 일순 주위의 정신기류는 조용해졌다. 이런 말도 안되는 사태까지도 샐 던이 예언했단 말인가? "파운데이션은 언젠가는 모두 그 존재가 알려지고 사라지게 되어 있 소. 얼마전의 외계인들의 침입같은 외부 변수는 물론이며 우연과 필연 이 교차하는 이 우주는 파운데이션만으론 벅찼던 것이오. 그래서 준비 했던 것이 가이아었는데, 나는 외계인들과의 전투후 그러나, 결국 그 렇게 모든 것이 무너진 가운데 나는 한 변두리 태양계의 위성으로 갔 소. 그리고 그 곳에서 셀던 공식을 다시 불러내었던 것이고 7년간이나 계산을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발견했습니다. 이 난관을 헤쳐 나갈 그 답을.. 그래서 이 곳 트랜터로 온 것이오." " 그런 방법이 있다는 건가? 이 지독한 암흑의 세월을 헤쳐나갈?" 폐허의 모닥불 주위에서 누워있는한사내를 둘러싼 사람들의 간절한 그리고, 광기어린 모습은 마치 예전 전설의 행성 지구의 중세를 묘사 한 그 초공간 드라마와도 너무나 닮아 있었다. "확실치는 않습니다. 하지만, 7년간의 계산 끝에 나온 결과를 인간의 언어로 가장 가깝게 번역하자면 이렇습니다." < .. 제 1, 2 파운데이션의 그 모든 노력과 독립 변수인 다닐의 존재에 도 불구하고 결국 인간의 우주가 다시 암흑의 세월에 빠질 확률은 거 의 필연에 가깝다. 그러나, 결국 그 순간이 다가와서 인간의 절망과 혼 란이 우주에 가득찰때 이를 수습할 단 하나의 길은...> "단 하나의 길은..?" "그런데, 이 부분이 확실치가 않습니다. 굳이 번역하자면.. < 하나의 길은... 파운데이션의 노래..> " 파운데이션의 노래! 그제서야 모든 발언자들은 알 수 있었다. 제 2 파운데이션 조차도 결 국은 몇 백년 못가고 사라져 버릴 존재임을, 그들의 능력도, 수학도, 과학도 결국 거대한 어둠에 촛불처럼 꺼져버릴 것임을. 그리고, 그 암 흑의 시기에 이 불행한 인류를 지켜나갈 유일한 힘은 인위적인 어떤 단체나 공식이 아닌 태초부터의 그 신비. 바로 종교라는것을, 마침내, 마침내, 죽어가는 다닐의 전언에 의해 알게 된 것이다. * * * 트랜 터 전체에 걸쳐서 수십만의 사람들이 드 넓은 광장에 모였다. 가 브리엘이 무덤에서 부활하였다! 신의 부활, 신의 독생자의 부활. 보라 영원, 영원의 증거를! 온 광장에는 종교적인 환희의 물결이 가득찼고, 해리 샐던의 가호를 기리는 종교적인 에너지가 충만했다. 그리고 그 열기는 여전히 쏟아지 는 폭우속에서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트랜터의 형제들이여, 그리고, 온 우주의 인류여. 신과 해리샐던의 가 호를 받은 이 독생자는 영원과 인류의 희망을 상징하고자 저 쇠기둥 에 못박혀 죽었다가 다시 부활하였노라." 인파는 폭우속에서 온통 감동으로 물결쳤다. " 형제들은 파운데이션의 영원한 진리와 사랑을 담아서 온 우주에 흩 어져서 이 암흑의 시기에 우주에 진리를 물결치게 하라. 그리고 진리 가 물결쳐 노래로 흐르게 하라. 영원히 끝나지 않는 파운데이션의 노 래를." 그리고, 가브리엘은 서서히 하늘로 오르기 시작했다. 제 2파운데이션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개인용 반중력 장치였다.하늘로 서서히 비행선도 없이 떠오르는 가브리엘을 보고 광장에 모인 수십만의 사람들은 기도를 하기 시작했고, 제 2파운데이션의 사람들은 눈물짓고 있었다. 그들은 다닐 올리버가 최후를 맞이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미, 그가 돌연변이 소년과 함쳤던 몸이 죽은후 간신히 깃 들었던 예전의 양전자 두뇌와 신체는 이미 너무 낡았던 것이다. 가브 리엘은, 다닐은 어느덧 수백미터 상공까지 날아올랐고, 어느 순간 무지 개색의 광채를 내면서 환하게 빛으로 퍼져나갔다. 이렇게 마지막으로 그 모든 기억과 함께 불타오른 다닐은 반중력장치와 반응하여 무지개 빛을 내었고, 광장에 모인 그 모두에게는 , 아니 인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종교적 광채로 남게 되었다. 그리고, 인류는 그 긴 암흑의 세월 동안 영원히 계속되는 파운데이션의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 이 캄캄한 암흑의 우주에, 언젠가 파운데이션, 빛으로 존재하였네. 과거에도 오늘도, 앞으로도 영원히, 영원히 인류를 밝히네, 밝히네. " 禪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