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태양 이기훈 신시 개천 3732년 3번째 달. - 오호 통재라. 신시개천 이후, 백성이 천륜을 일탈하자 하늘이 노하셨 도다. 해가 빛을 잃고 숨어버렸으니 이 변괴를 어찌하리오. 대지는 진동하여 갈라진 틈을 드러냈고, 천하는 가득히 미혹에 잠겼노라. 들짐승은 제 집을 떠나 민가에서 날뛰고, 산천은 짙은 어둠에 영기를 잃었구나.- (단군천세록 외전 중에서) 치우천제 즉위 7년 후, 갑자기 들이닥친 대 재해로 지진과 화산의 분출이 속출하였고, 태양은 빛을 잃어 한 낮에도 횃불을 밝혀야 할 어둠이 하늘과 땅을 가득 메웠다.. 갑작스레 태양이 숨어버리며 대지에 내리는 광명을 철회한 여파로,시백력 벌판에는 서리가 가득 내리어 모든 곡식은 얼어죽어 갔고, 변방에서는 미개한 종족들이 미쳐 날뛰고 있었다. 이에 천제께서 급히 풍사,우사를 하늘로 보내사 며칠만에 흔들리는 대지를 바로잡으셨으나,여전히 태양은 제 빛을 못찾고 있었다. ..그들은 태양계 11번째 행성을 산산히 부셔버렸다. 그리고 행성의 잔해를 남김없이 태양 주위로 끌어들여 희미한 개스장막을 치기 시작했다. 최초의 대상이었던 11번째 행성의 소멸로 발생한 중력의 충격파가 태양계를 흔들고 지나갔지만, 대단치는 않았고 며칠만에 그 여파는 소멸되 었다. 남은 10개의 행성이 모두 이 개스장막에 보태지면 개스장막은 약 6번째 행성의 궤도(15억 km) 정도까지 팽창하다가, 일시에 물질융합과정을 거쳐 축소되고, 그러면 다이슨 구는 완성될 것이었다. 태양으로 부터 약 1억5천만 km 반지름의 구형으로 두꺼운 지층이 태양을 완전히 감싸게되면 대부분 차단되어 보존되는 태양의 복사열은 에너지 부족으로 허덕이다 파락사스 성좌를 탈출한 그들에게 구세주로 작용할 것 이었다. 그들은 20일째 다음 행성인 10 번째 행성을 다시 파괴했다. 치우천제는 연 10일간이나 백두산 천지에서 하늘에 제사를 드리고 있었 으나, 하늘의 재난은 그칠줄 모르고 숨어버린 태양은 밝아질 줄 몰랐다. 간신히 광명을 퍼뜨리던 황하 이남 오지의 장수들도 급작스런 천지이변 으로 비등하는 민심을 다스리느라 곤혹을 겪고 있었다. 이미 히말련 산 아래서는 미개인류의 폭동이 있었다는 전갈이었다. 20일째, 다시 하늘과 땅을뒤흔드는 충격이 지나갔다. 짐승들은 다시 미쳐 날뛰었고 동쪽 끝 반도 아래 섬은 화산의 분출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북서쪽 변방으로는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바다를 떠다니고 있다 했다. 천제는 모두의 만류를 뿌리치고 단군 1세의 유언에 따라 거대한 바위덩어 리를 타고 천지속으로 들어갔다. 이때 천제는 유언처럼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온 세상의 암흑을 걷고 다시 광명을 찾기 위하여 짐은 천지아래로 잠겨갈 것이다. 짐의 부덕이 씻겨져 다시 떠오르는 날. 하늘의 어둠은 걷힐것이나, 떠오르지 않거든 모두들 세상의 끝을 슬퍼하라." ..그들은 어제 10번째 행성까지 산산히 부순 후 다음 9번째 행성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고,몇가지 기술적 검토가 계속되었다. 이때, 두가지 돌발적인 난제에 부딪혔다. 한가지는, 이 자그마한 태양계의 태양이 다소 특이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서,유달리 강한 광자선(quantum rays)을 방출하고 있다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세 번째 행성에서 생명현상이 감지되었다는 점이다. 첫번째는 심각히 검토되었다. 앞 선 12번의 다이슨 구의 제작과 이주과정 에서 광자선을 방출하는 태양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7일간이나 고용량 컴퓨터로 은하문헌을 검색했다. 그 결과 적어도 자연계의 항성이 발산하는 광자선은 다이슨 구에 의해 차단되더라 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79%의 확률로 검증했다. 두번째는 간단히 무시되었다. 어짜피 미개한 생물체는 채 진화도 못하고 사라지기 마련인 것이다. 초여름인데도, 얼음이 떠다니는 천지의 수면 아래로 150m 이상이나 잠수한 치우천제는 모든 걸 전능하셨던 단군 1세께 맞겨두고 명상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한없이 되뇌였다. '하늘이시여. 태고부터 이어내려온 이 땅의 진리와 생명의 불꽃을 꺼뜨리지 마소서. 하늘이시여.' 이윽고, 잠수정은 자력에 이끌리듯이 한쪽 심연으로 미끌어져 내려갔고, 다시 약간 떠오르는가 싶더니, 갑자기 문이 열렸다. 사방에 금속으로 가득찬 방이었다. 이제 막 서쪽으로 전파시킨 청동기에 비해 한결 반짝이는 쇠붙이였으며 진리를 명상하는 벽들이 은은한 불빛을 번갈아 깜박이고 있었다. 치우천제께서는 암흑과 미개가 뒤덮던 시절에 처음 내려오신 단군1세의 영정이 중앙에 떠오르는 걸 보았고, 모든걸 고했다. 그리고, 7일후 하늘에 바치는 주문이 눈앞에 떠오른 걸 보았다. 천지의 하늘위로 천제는 다시 떠올랐고, 모두들 백두산 북쪽 평원에 모여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 이 때 백두산은 분출을 했으나, 용암은 솟구치지 않았고 강렬하고도 낮은 소리가 하늘로 울려퍼졌다. 마치 백두산에서 우주를 향해 맹렬히 쳐대는 북소리 같았다. ..그들이 막 나머지 행성들을 연쇄적으로 파괴시킬 찰나, 제 3번째 행성에서 강력한 에너지의 흐름이 그들에게 도착했다. 규칙적인 신호로 보아 메시지였다. 놀랍게도 그 것은 그옛날 전설적인 문명을 이루다 은하 저편으로 사라졌다던 BEDAL족의 언어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고대 은하 황제의 문양이 소리에 각인되어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들은 다이슨 구에 관한 모든 계획을 철회하고 새로운 태양을 찾아 은하 멀리로 철수해갔다. 지구를 구한 그 메시지는 세월이 흐른뒤에 극동의 몇 몇 동굴을 탐사하던 호전적인 무리에게 발견되었으나, 쇠퇴한 동이족의 문자라하여 폐기되었 고, 최근의 한 유적에서 발굴된 고대문자의 형태로 다음과 같이 새로이 세상에 드러났다. ' #%^*#$^*싶(*$%$#@하녀#빛$& %#$아료$%^가하빛$#^가띵어% 가%^짜아띵까A@#$@나묘# - ^$**차 A%F 가AH 하*@^&& - ' 그리고 최근에 대예언자에 의해 다음과 같이 해석되었다. ' It is an artificial sun. The Dyson Sphere will explode by quantum rays - BEDAL THE ANCIENT EMPEROR - ' 禪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