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로봇.. 07/29 02:56 44 line ..제목을 읽고, 벌써 은근히 미소띠는 분들이 우리 과소동에 많으시겠지요? 그래요. 파운데이션의 끝부분. 길고도 긴 시리즈를(로봇시리즈까지 포함해서 15권) 이제 다 읽고 말았군요. 사실 처음 로봇시리즈 1권 강철도시를 서점에서 손에 들었을때는 그 시리즈가 파운데이션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내가 끝까지 질리지 않고 읽을런지도, 그리고 소설속의 두 주인공인 일라이저 베일리와 로봇 R.다닐 올리버에 이렇게 까지 친밀감을 느낄 줄은 더더욱이 상상도 하지 못했었습니다. ..사실 로봇이란 천박한 '공상'과학 만화에나 나오는 것이다라는 편견을 갖고 있던 내가 로봇인 R.다닐 올리버를 파운데이션의 전편을 샅샅이 훑으면서 찾아다니다니. 두서 없는 얘기지만 파운데이션의 끝부분으로 갈수록 다닐 올리버의 존재를 작가가 조금씩 숨겨가며 알려주는데, (파운데이션 초반부에 약간 등장하지만.) 나는 인류가 그 소박한 행성 지구에서 우주로 첫발을 내딛을 무렵(로봇시리즈) 부터 은하제국이 소멸하고 파운데이션이 헤리셀던의 계획을 따르는 그 모든 세월동안 존재해온 단 하나의 로봇을 파운데이션 9권에서야만난겁니다. ..달에 조용히, 표정은 없지만 다소 피곤한 기색으로 존재하고 있는 2만살이 된 로봇 다닐 올리버. 그리고, 훨씬 전의 얘기지만(로봇시리즈) 석양속에서 '불타오르는 듯한 시선'으로 일라이저 베일리를 쳐다보는 지스카드. 베일리가 죽는 순간에 슬픔으로 비틀거리는(작가는 로봇공학의 원칙에 의거한 것이라고 끝까지 침착한 문체를 유지하지만) 다닐 올리버의 모습. 이런 몇몇 기억들이 파운데이션 9권을 덮는 마당에 찬찬히 되새겨 지는군요. 사실 인간과 달리 감정의 동요가 없는 점-위급하거나,앞날을 예측할수 없는 상황에서도-이 독자로 하여금 신뢰와 변치않는 우정. 그리고 강인함같은 이미지를 로봇에게 느끼도록 하는 것일테고, 로봇공학의 원칙들이 헌신적이고 따뜻한 로봇의 이미지를 부여해 나의 개인적인 로봇에 관한 편견을 녹여버린 것이겠지요. ..기실 로봇시리즈와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큰 맥은 인류의 우주흥망사를 커다랗게 엮어가는 것이고, 각권에서도 세부적으로 언급하고 부각시켜 같이 얘기할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둘의 비평의 틀속에 가둬두기에는 폭이 큰 sf소설인만큼 이렇게 여러분께 운만 띄우는게 퍽이나 현명할것 같네요. - 장마비속의 강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