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현대적 용어..시뮬레이션> -창.번.란의 Steven Gould작 박동욱님 번역 "여섯 번째 시뮬레이션"을 읽고.-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나서, 그 뒷맛을 음미하는 즐거움은 여지없는 독자의 몫이다. 만약, 소설을 읽는 도중에 살짝 스쳐지나가는 내밀한 뉘앙스 한가지정도라도 붙잡는다면 그저 흐뭇해지고 만다. 보라. 어디 받게 되는 찬사가 한두가지인가? (물론 자화자찬이지만) 이를테면, 이렇게 혼자서 우쭐댈 수도 있다. "역시 나는 행간을 읽을 줄 안단 말이야." 라던지, "것 참. 작품이 의도하는 바가 꽤 있군." 이거나, 심지어는, "음. 역시 내 수준에 근접하는 작품을 만났군.(땀을 흘리며)", 하면서 짐짓 이마에 힘을 줄 수도 있다. ..그러다보면 눈을 껌벅거리면서 아래처럼 안간힘을 다해서 글을 써보기도 한다.( 물을 연신 들이키면서 ) " 나는 여섯 번째 시뮬레이션을 읽고, 추리소설적인 재미외의 어떤 다른 느낌을 받았다. (사실 범인은 소개말에서 미리 가르쳐주지 않는가.) 그 것은 이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시뮬레이션이 우리의 잠재의식이 우리에게 베푸는 꿈의 역할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것이다.(끝부분만 빼고) 꿈은 우리에게 ....... " 그러나 최고급의 보너스는 이런 것이다. 어떤 경우에 소설을 읽다보면 몸 속 어딘가에서, 혹은 마음속 어디든지 -여하튼 자기 내부에서- 아주 미미하지만 깊은 반응이 느껴질때가 있다. 첫째는, 개인적인 어떤 경험이나 기억이 소설과 서로 동조되어 울리는 경우이거나, 둘째는, 보다 큰 규모의 문제인데 자신도 거의 희미한 정도로만 느끼고 있는 시대의 흐름과 관련된 파동에 소설이 우연히 놓여 있는 경우인데, 이런 느낌을 감지한 순간 독자는 숨가쁘게 흐르는 자신의 개인사나 이를 감싸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평상시에는 너무 커서 볼 수 없는) 잠깐이나마 '이탈'해서 볼 수 있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된다. 이 것은 보통이 아닌 것이어서 순간 고독함을 맛볼 정도일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면 다시 글을 쓰게 된다. 게다가 <여섯번째 시뮬레이션>같은 작품에서 잠재의식이란 말을 발견한 경우에는 더더욱이. "..이런 경우는 그 것이 과거에 연결된 개인의 경험을 건드리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과거'의 시뮬레이션이라 할만하다. 이 것의 중요함은 <여섯번째 시뮬레이션>에서 극적으로 등장되어 있는데, 이 작품속의 로널드 퍼듀는 자신의 과거의 실연과 범죄의 기억에서 벗어나고자 혹은 그 상처를 치유하고자 인공지능 컴퓨터를 이용해 과거의 애인을 되살려 시뮬레이션을 한다. 그리고,여기에서 파생된 살인을 해결하고자 하는 스피노자 역시 퍼듀 못지 않게 이 시뮬레이션에 몰두하게 되어버린다. 이 작품에서 묘사된 시뮬레이션은 마치 우리의 '꿈'과 같기도 하고, 더 자연스레, 그리고 덜 극적으로 소설 읽기가 가져다 주는 역할에 일치하기도 한다. 그리고, .." ..그리고 <여섯번째 시뮬레이션>의 '시뮬레이션'이란 말에서 뭔가를 느끼고는 더더욱 흥분해서 아래와 같이 비약을 해보기도 한다. "이제껏 한 시대를 꿰뚫는 그런 작품들이 긴장해 있는 인류에게 어떤 시대가 왔는지를 알려왔고, 당연히 명작이 되어 우리들의 서가에 꽃혀 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의 조류가 너무도 빨라 급류가 될 지경이라 우리는 어떤 정신적 준비가 필요하고, 어느새 인류적 차원의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나는 그것이 sf소설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