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동 생물도감 ( 결정생물 ) 이름 : 결정생물 특성 : 700년을 주기로 태양에 가까워지는 소유성에 있는 암석생물로,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근일점에 도달할때마다 탈피를 하여 그동안 쌓아 온 0.05마이크로 미터 두께의 얇은 불소수지 막을 우주로 펼쳐보내고 태 양풍에 의해 가속되어 '태양요트'와 같은 장관을 보이는 생물체이다. 지금까지 약 9조킬로미터의 간격으로 3천개의 탈피를 하여서 전체 2천 800만년의 긴 행렬을 이루며 느긋하게 초속 400km의 속도로 움직이며 은 하의 한 팔이 되어 천천히 돌고 있다. 이 엷은 푸른색의 생물이 강한 태양풍을 맞이하여 탈피를 하기 직전에 내는 소리는 인간의 가청주파수대로 변조해 듣는다면 갓태어난 아기의 울 음소리처럼 들린다 함. 비고: 과거 20세기 인류의 문헌 중 '태양풍교점'이란 보고서에서 처음 보 고됨, 기록자는 '호리 아키라'라는 사람으로 오늘날의 우주역사학자로 추 정됨. 이 결정생물은 27세기에 먼 성단개척 그룹에서 다시 목격된 적이 있다함. .. 하하, 여러분 세계 sf 걸작선(고려원 미디어)에 나오는 호리 아키라의 태양풍교점에 나오는 결정생물 얘기였어요. 이 태양풍교점이라는 작품은 , 우주 유적조사를 맡고 있는 한 사내가, 죽은 자신의 약혼자 올리비아가 헤라클레스 110번 기지에 있으니, 거기로 가라는 지시를 5만광년 떨어진 본부에서 받습니다. 약혼자는 태양물리학 연구자였으며 태양물리학을 연 구하다가 갑작스런 태양폭발로 죽었는데, 알고보니 죽은 올리비아의 두뇌 세포에서 복제된 컴퓨터이자 무인 관측기지가 거기에 있다는 것이죠. 그 리고, 그 '올리비아 2호'는 '환청'에 시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그 '환청'이라는 것이 무엇인가가 도움을 청하는듯한 소리인듯 하다니.. 이 사내는 올리비아 2호가 있는 기지로 우주선을 향하게 하고, 가는 동안 태 양풍으로 낙하산처럼 펼쳐저서 날아가는, 마치 '태양요트'인 듯한 물체를 우연히 발견합니다. 그리고는... 이 작품은 실은 대단히 감상적인 작품입니다. 그러나, 그 '감상적인 면' 이라는 것이 잘 감춰지고, 상징이나 은유에 녹아 있어서 눈물이나, 미사 여구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에 아주 좋은 방법을 썼습니다. 자연 스런 sf 특유의 구현물들이 작품속에서 가만히 빛을 발하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방법이 깔끔한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습 니다. 그러한 설정들을 볼까요? . 이 사내는 '우주 유적 탐사원'입니다. - 유적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지나간 시대의 '폐허'의 이미지를 풍기고 살아있는 사람은 간데 없습니다. 게다가, 우주 유적이라는 것이, 한 인류 가 송두리채 멸망한 흔적을 찾아가 보는 것이니, 허한 느낌은 자연스레 듭니다. . 죽은 자신의 약혼자 올리비아의 세포를 기반으로 복제된 태양관측기지 가 관측 도중 환청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과학소설에 있어서 할 수 있는 정말 수준급의 설정이 아닐까 합니다. 작가의 첫 시작이 이쯤 되면 독자는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자신의 상상력 이 발동해서 감동을 받게 됩니다. . '올리비아 2호'의 기계다운, 그리고 '올리비아'다운 말투를 들으며 사 내는 스스로를 억제하고 있습니다. '올리비아 2호'는 기계 답게 얘기하면 되고 사내는 그냥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활극장면 못지 않게 읽는 이를 긴장시키는 대목입니다. 역시 설정의 승리라고나 할까요. . 그리고, 700년만에 태양의 폭발을 미리 느끼고 끊임 없이 신호를 발하 는 결정생물과, 그 신호를 감지하는 '태양의 폭발로 죽은' 올리비아의 복 제 컴퓨터.. 아뭏든, 사내는 그 결정생물을 우주선에 태우고, 다시 태양의 폭발로 죽 는 올리비아 2호를 뒤로 두고 떠납니다. 그리고, 그 생물을 '키워'보겠다고 결심합니다. 위의 생물도감에 기재된 데로, 그 생물은 수명이 아주 깁니다. 아니 거의 영원합니다. 짧은 수명의 인간이 그 생물을 키울 수는 없죠. 다만, 그 생 물만큼이나 길게 뭔가를 잊지 않겠다는 정도의 심정에서 난 생각이겠죠. 유한한 인간과, 두번씩이나 죽은 약혼자의 유품처럼 남은 무한한 수명의 엷게 푸른 색의 결정생물. 이 결정생물이 무얼 뜻하는지가 작가가 밑에 숨겨둔 몇 마디와 함께 깔끔하게 보이는 듯 합니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무언가에 비교될 때의 배경으로 끝없는 침묵의 우 주공간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소설을 읽기에 가을만한 계절도 없을 것 같군요. 견..